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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로얄 테넌바움
    영화 2019. 1. 30. 21:08

    여기에 나오는 한 명 한 명이 그냥 좋다. 개성이 뚜렷해서 좋다. 특히 등장인물의 하는 일과 취미, 성격이 하나도 똑같지 않아서 좋다

    이 영화를 보는 내내, 지금까지 살면서 기억에 남는 사람들이 떠올랐다. 

     중학교 때의 과학 선생님. 빨간색 마티즈를 타고 한옥에 산다는 소문이 있었다. 그 분은 탈모였는데 가발을 썼었다. 그런데 소문에 따르면 바람에 날리는 어떤 실험을 하다가 그 가발이 벗겨졌던 일이 있었다고 한다. 그리고 이건 내가 본 건데, 항상 머리에, 아니 가발에 먼지가 콕콕 박혀있었다. 그것까지 털 시간은 없었나 보다.

    그리고 내 고등학교 친구가 있다. 지금까지도 연락한다. 그 친구와는 장난을 많이 쳤다. 멘토스였는데 나한테 색깔이 없는 것을 주면서 이거 새로 나온 맛이라며 줬다. 실은 그 친구가 포도맛을 입으로 다 빨고 나한테 준 것이었다. 너무 재밌다. 이 친구와 야자 쉬는시간이 끝나고 종이 칠 때까지 미친듯이 자지러지게 웃곤 했다. 이 때만큼은 정말 즐거웠다.  또 이 친구는 특이하게 도매상 마트를 좋아했다. 하리보 젤리 한 박스 통째로 사기, 각종 군것질거리들을 친구들과 돈 모아서 대량으로 사서 나누기. 친한 선생님에게도 판매를 권유하기도 했다.

    학원에서 만난 친구들은 정말 끝내줬다. 한 명은 언더컷에다 샛노랗게 탈색을 했다. 그리고 귀걸이를 좋아했다. 어떤 꽃 모양이었는데, 그것을 주문제작했다면서 엄청 기대된다고 말을 했다. 옷에 가끔 신경을 쓸때는 올 블랙으로 반팔 셔츠를 입었는데 멋있었다한 친구는 제기에 달린 반짝이가 달린 귀걸이를 했었다. 그것도 한 쪽 귀에만. 그런 것은 세상 살면서 처음 본 광경이었다. 정말 특이해서 마음에 들었다.

    이 영화를 보면 이렇게 나의 친구들이 떠오른다. 친구들은 하나도 똑같지 않은 특징을 가졌다. 이 영화는 자신의 주변을 관찰하게 하고, 일상을 특별하게 느끼게 해준다. 이런 게 예술이 아닐까 생각도 해 본다.  이 친구들 생각을 하면서 나는 그냥 즐거웠다. 이런 느낌을 느끼게 해주는 경험을 하게 해 준 영화다. 내가 살고 있는 이 곳이 삭막하고 획일화되었다고 생각했다. 하지만 나는 그 와중에도 개성이 넘치는 친구들을 만났고, 또 나는 그 개성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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